KLPGA 수난시대, ‘선수 안전은 뒷전이었고 공정성도 없었다’
KLPGA 수난시대, ‘선수 안전은 뒷전이었고 공정성도 없었다’
  • 방제일
  • 승인 2019.09.10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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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8일 경기도 용인 써닝포인트 컨트리클럽(파72)에서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KG·이데일리 레이디스오픈이 파행 운영으로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 전국이 태풍 링링의 영향권에 들어 강풍이 몰아친 9월 7일 2라운드 경기를 강행, 선수 안전은 뒷전이었다는 비난과 최종 라운드 취소로 승부의 공정성을 무시했다는 지적을 함께 받았다.
지난 8월 초 개최된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에서 태풍으로 인해 깃대가 흔들리는 모습 [사진=KLPGA]

[골프가이드 방제일 기자] 지난 9월 8일 경기도 용인 써닝포인트 컨트리클럽(파72)에서 끝난 한국 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KG·이데일리 레이디스오픈이 파행 운영으로 불공정 논란을 일었다. 전국이 태풍 링링의 영향권에 들어 강풍이 몰아치던 9월 7일날 대회 조직위원회는 2라운드 경기를 예정 시간보다 1시간 늦은 8시부터 시작했다.

당시 대회 조직위는 초속 12m의 바람이 불지만 선수들이 경기하는 데 큰 지장이 없다고 판단했다. 선수들의 생각은 달랐다. 익명을 요구한 한 선수는 “바람에 나뭇가지가 날아다녔고 몸을 제대로 가누기도 힘든데 골프를 한다는 것은 더욱 무리”라고 말했다. 대회를 모두 마친 한 선수는 “샷을 할 때마다 혹시나 무언가 날아올까 뒤통수가 서늘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강풍과 호우로 자주 경기가 중단되면서 진행 속도도 급격히 떨어졌다. 앞바람이 강하게 분 4번 홀과 15번 홀에서는 3~4팀이 밀려 제대로 된 경기 진행이 어려웠다. 강한 바람과 비로 선수들은 샷을 미루기 일쑤였다. 오전 9시 40분에 티오프한 이다연의 경우 7시간 넘게 코스에 있었지만 겨우 16번 홀까지 밖에 못 마쳤다. 18홀을 다 마치려면 8시간이 넘게 걸렸다는 얘기다. 대회가 시작될 당시 행정안전부 등 당국에서 태풍이 수도권에 근접해 강풍으로 피해가 없도록 야외활동을 자제해달라는 재난 문자도 속속들이 전송된 시점이었다.

무리하게 2라운드 경기를 강행했던 대회 주최 측은 골프장 나무가 쓰러지고 선수들이 몸을 가눌 수 없는 강풍이 불면서 뒤늦게 오후 5시쯤 경기를 중단했다. 바람이 더 강해지고 기온은 더 떨어져 몸을 가누기가 힘들어진 상황이 지속되자 뒤늦게 내린 조치였다. 63명의 선수가 경기를 마치지 못한 채 황급히 코스를 빠져나왔다. 
대회조직위원회는 “바람에 날릴만한 시설물은 모두 철거하고 안전 조치를 다 취했다”고 뒤늦게 밝혔다. 하지만 강풍에 입간판이 넘어지고 나무가 부러지는 등 선수들의 안전을 고려하지 못한 결정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3라운드 취소 36홀로 축소 결정하면서 ‘공정성 시비’

문제는 경기 중단 이후 열린 대책 회의에서 내린 결론이었다. 대회조직위원회는 태풍으로 파행된 다음 날 오전 2라운드 잔여 경기를 치르고 곧바로 최종 3라운드를 속행할 것으로 선수들에게 공지했다. 하지만 3라운드는 결국 취소됐다. 그 결과 2라운드 합계로 우승자를 가리는 것으로 결정되면서 승부의 공정성 시비가 불거졌다.

이다연은 2라운드 16홀을 마쳤을 당시까지만 해도 1위를 달리고 있었다. [사진=KLPGA]
이다연은 태풍으로 인해 2라운드가 중단됐을 당시 리더보드 상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사진=KLPGA]

같은 2라운드지만 태풍 속에서 치른 9월 7일과 태풍이 지나간 후인 9월 8일 경기 조건이 너무 다르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남은 홀이 많은 선수일수록 유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2라운드를 태풍이 몰아친 9월 7일 경기를 모두 마친 일부 선수들은 “강풍 속에서 그 고생을 하면서 친 선수는 뭐가 되냐”먀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남은 홀이 많은 선수일수록 유리한 게 뻔했기 때문이다.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는 “날씨가 나쁘면 공정성과 형평성을 완벽하게 보장하기 어려운 게 골프”라면서 “대회조직위원회는 주어진 일정 안에 대회를 마치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한 누리꾼들은 “애초 태풍 링링이 근접한 2라운드 당일 날 경기를 강행한 게 무리였다”며, “그날 2라운드 경기를 하지 않고 태풍이 지나간 8일 모든 선수가 같은 조건에서 경기를 하는 게 더 좋았을 것”이라며 여자골프협회의 미숙한 운영에 비난을 쏟아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선수 안전’

날씨로 인해 대회가 축소된 것은 이번 대회로 올해 세 번째다. 두 번은 바람이 많이 부는 삼다도 제주에서 펼쳐진 경기였다. 물론 앞선 KLPGA 관계자의 말과 같이 골프는 날씨와 자연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는 스포츠다. 이로 인해 누구는 웃고, 누구는 울 수도 있다. 그럼에도 협회와 대회조직위원회 차원에서는 최대한 공정성과 형평성을 담보하려 노력해야 한다. 그것이 협회외 대회조직위원회의 존재 이유기 때문이다. 

악천후로 인한 대회 운영의 문제에 대해 한 전문가는 “근본적인 문제는 예비일이 없느 대회 운영”이라고 지적했다. 그의 말도 일리 있다. 하지만 KLPGA의 경우 한 주 걸러 대회가 지속적으로 있는 투어 일정상 예비일을 따로 두고 운영하기에도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됐다. 
 

이번 대회가 열린 9월 7일 KLPGA는 투어 선수를 대상으로 ‘안전 관리 및 스포츠 윤리교육’을 시행한 바 있다. 선수들은 심폐 소생술의 중요성에 대한 설명과 함게 실습하는 시간을 직접 가졌다. [사진=KLPGA]

이번 대회에서 가장 논란이 된 두 가지는 선수 안전과 공정성이다. 공교롭게도 이번 대회가 열린 9월 7일 KLPGA는 투어 선수를 대상으로 ‘안전 관리 및 스포츠 윤리교육’을 시행한 바 있다. 선수들은 심폐 소생술의 중요성에 대한 설명과 함게 실습하는 시간을 직접 가졌다. 그러나 선수들이 아닌 협회 차원에서 선수들의 안전을 담보하지 않는다면 이런 안전 관리는 결국 보여주기식 행정절차가 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회조직위원회와 협회는 향후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보다 협회 차원에서 선수 안전에 대한 의식 강화와 구체적인 조항 마련을 통해 이런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자구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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